

안산에서
오랜만에 안산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다섯해. 그 사이 저희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단원고 앞의 편의점에서 따뜻한 차를 사고 벚꽃이 활짝핀 거리를 걷습니다. 학교 앞 예쁜 화단과 풍차 앞에서 사진을 찍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새날, 새날을 여는구나
마음에 오래 남는 일출이 있습니다. 일상에 치여 허겁지겁 걷다가 어깨에 툭 하고 얹어지는 친우의 손길처럼 가고자 했던 방향을 그 고운 꿈들을 불현듯 일깨우는 시간들. 큰 계약을 잘 마무리하고 지난 몇 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오랜 시간...


맑은 호수, 꽃배 하나
마음 어지러운 일이 생기면 잠시 눈을 감습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마음 자리 다시 봅니다 꿈에 그리는 맑은 호수 꽃마음 채운 작은 배 그곳에 앉아 꽃향기 듣습니다 모든 섬은 산이었으니 바다도 결국 호수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지평선 위에서 마음...


누가 남긴 도토리일꼬?
이리 실한 도토리 누가 남기고 갔을꼬? 혼자서 왔었나 동무와 왔었나 가족과 왔었나 들랑 달랑 바빴을 모습 떠올리니 절로 빙긋이 웃음 나옵니다 떨어진 낙엽위에 가만히 올려두니 이불포대기 속 아기처럼 모양새가 정겹습니다 안동에서 구한 소박한 그릇에...


Carl Sagan, Pale Blue Dot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지구는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게는 다릅니다. 저 점을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저 점이 우리가 있는 이곳입니다. 저 곳이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당신이 아는, 당신이...

빈자리를 바라보며
오늘은 김관홍 잠수사님의 2주기 입니다. 생각할수록 먹먹한 일입니다. 참사의 당사자가 아닌데 적당한 수준까지 돕고 위로하며 그렇게 지낼수도 있었을텐데 꽃처럼 예쁜 세 아이들을 두고 그렇게 좌절하고 아파하다가 하늘로 떠나신 일 너무 마음이...


평화의 홀씨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납니다. 이전에도 정상회담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만남은 여러 면에서 각별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정세 속에서 각국의 이해관계에 휘둘려 제대로 목소리를 못내왔었다 하지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그날 바다
4년전 봄. 한 남자 아이가 여동생에게 구명조끼를 건네주었습니다. 오빠는 6살, 여동생은 5살. 배가 침몰하고 바다물이 들어오는 상황.. 어른들도 무서웠을 그 절박함 속에서 여동생에게 구명조끼를 내어준 아이의 마음을 바라봅니다. 아이의 이름은...


봄 그리고 제주..
어느덧 훌쩍 봄이 다가왔습니다. 작은 마을 초입부터 시작되는 산길을 따라 어김없이 꽃들이 올라옵니다. 해가 지는 시간에 흙길을 걸으며 고요히 향기를 맡습니다. 한동안 몸과 마음이 많이 움츠러 있었나 봅니다. 신중함은 어느새 소심함으로 툭 떨어지듯...


20년 전의 나와 만나다
20년전. 작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때는 참으로 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막하고 두려웠습니다. 겉으로는 자신있다고 큰소리 쳤지만 그져 걸어갈뿐 고개를 들어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노랫말처럼 휘날리는 깃발처럼 기쁜 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