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메뉴는 세월호의 일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우선은
하늘로 떠난 250명의 단원고 아이들의 꿈을 적고
그 이름들을 캘리그라피를 이용해서 적어가고 있습니다.
세월호의 소식을 처음 접하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너무 큰 슬픔이라 감당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세월호 관련 뉴스도 듣기 싫고 그냥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팽목항에 가고 안산의 합동분향소에 가서도
마음은 그져 벗어나고픈 생각이 큰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 사진을 쳐다보거나 이름을 듣는것도 괴로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겨레 신문에 실린 아이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박재동 화백님이 그려 주신 아이들의 얼굴들 그리고 인터뷰들.
조금씩 조금씩, 웃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들을 바로볼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명 한명의 기사를 읽던중에
어떤 아이의 꿈이 음악치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아이의 꿈은 작곡가이고, 어떤 아이의 꿈은 국제구호 활동가였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쿵’ 하고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꿈들중에서
어떤 꿈은 이미 이룬 꿈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어떤 꿈은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들이 꿈꾸던 삶을
나는, 우리는, 누군가는 이렇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고 미안했습니다.
처음으로 ‘250명의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 이라는 단어가 아닌,
한명 한명의 얼굴이, 삶이, 꿈들이,
마음속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3백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을 다 기억하고 추모하지는 못해도
나의 삶과 관련된 한두명은 기억할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신문에 실린 아이들의 꿈을 적어 보았습니다.
위에 적은 음악치료사, 작곡가, 국제구호활동가 외에도,
경호원, 사제, 선생님, 비디오 저널리스트, 간호사, 의사, 자동차 디자이너, 방송작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군 장교, 우주학자, 시각 디자이너, 박물관 큐레이터, 격투기 선수, 슈퍼스타, 법조인, 가수, 요리사, 한의사, 수화통역사, 바리스타, 동물학자, 조향사, 여성경찰관, 댄서, 환경조경사, 제빵사, 자동차 연구원, 사업가, 배우, 회계사, 광고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약사, 애니메이션 만화가, 모델,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소설가, 개그맨, 연예인, 스튜어디스, 카메라 감독, 무술 사범, 치기공사, 해양대 진학, 은행원, 건축가, 패션 디자이너, 컴퓨터 프로그래머, 군인, 여군, 과학자, 중국 전문가, 야구선수, 방송작가, 게임 디자이너, 천문학자, 공무원, 경찰, 동물 조련사, 네일 아티스트, 프로듀서, 수의사 등등 너무나 다양했습니다.
그중에는 ‘평범한 가장’ 처럼 소박한 꿈을 가진 학생도 있었습니다.
일부 학생의 경우 인터뷰에 꿈이 미처언급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늘로 떠난 250명의 아이들중, 4월초 현재 절반이 못되는 117명의 기사가 실렸으니,
앞으로 그 꿈들은 더 많고 다양하겠지요.
그렇게,
꽃처럼 고운 아이들 하나 하나 마다
꽃처럼 고운 꿈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잊지 않기 위해, 잊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
작은 걸음이라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한명 한명 이름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은하수처럼
곱게 빛나는 별처럼 그렇게 써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 이름 두글자를
대지를 상징하는 네모 안에 정성껏 썼습니다.
자유롭게 행복하게 별이 되어 여행하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별이 남긴 여행 자욱처럼 그렇게 써 보았습니다.
희생된 아이들이 너무 많아 모두를 기억하고 추모하기는 어려울지라도
자신의 삶과 관련이 되는 단 한명씩이라도 진심을 다해 명복을 빌어준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그렇게 그 아이가 못다 이룬 꿈을 기억해주고
오래 오래 남은 유가족들에게 함께 힘을 실어줄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250명의 아이들의 이름과 꿈들을
이곳에 한걸음씩 한걸음씩 적어가려 합니다.
분향소에서 아이들의 얼굴을 다시 바라봅니다.
단원고 앞에서 올려다본 하늘에 꽃비가 내립니다.
2015년 4월 15일 수요일.
안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