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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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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곡이 완성되기까지는 여러가지 과정을 거칩니다. 작곡하는 사람마다 그 과정이 틀리기도 하고, 같은 사람이라도 여러 상황에 따라 과정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곡의 시작은 모티브라고 합니다. 곡의 중요한 테마가 되는, 몇 마디 정도의 중요한 스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티브가 먼저 나오고, 시간을 두고서 하나의 곡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발전을 돕는 것이 악기일수도 있고, 음악이론일수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때는 어느 순간.. 온전히 어떤 영감이나 감정에 집중하거나 푹 빠져서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입에서 한번에 나오는 경우입니다. 그때만큼은 시간이나 공간과는 조금 동떨어진 곳에서 혼자 걷고 있거나, 눈을 감고 붕 떠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편곡이나 악기, 녹음 등, 곡에 대한 최소한의 계산도 없습니다. 그냥 입에서 나오니까 나오는거라고 느껴집니다. 아마도 그래서 오랜 음악 선배님들이 그렇게 많이 얘기하셨나 봅니다. 곡은 만드는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구요. 요사이 악보를 그릴 때 웃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저런 그림도 그리고 색칠도 하고 음표 위에 종이배도 띄우고, 오선지 끝에 폭포도 그립니다. 높은음자리표 대신에 달팽이도 그리구요. 엉터리 악보지요. 곡을 만드는 시간들이 다행히도 점점 행복하고 즐거워 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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