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집과 소아암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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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국수집의 서영남 대표님이 온갖 열악한 상황과 싸우며

필리핀의 아이들을 위해 홀로 고분분투하고 있습니다.

며칠전 부인과 따님이 필요한 물건들을 잔뜩 가지고 2주간의 일정으로 떠났습니다.

몇 달만에 아빠랑 식사하게 되어 너무 행복해하는 따님 모습을 보니 먹먹합니다.

인천에 있는 민들레국수집과 지원센터, 꿈공부방, 의료지원 등 일이 산더미인데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어려움까지 넘어서 필리핀까지 도움을 주실 큰 마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를 위한다는 것이 진심을 다한다는 것이

그렇게 참으로 어렵구나 새삼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저께는 병원의 소아암병동 아이들과 함께 있다가 왔습니다.

이런 저런 악기들과 소품들을 싸들고 오랜만에 20층 중환자실에 내렸습니다.

인터폰으로 신원확인을 하니, 환자와 보호자만 출입 가능한 자동문이 열립니다.

수술실 같은 그 문이 열릴때면 뭐라고 설명할수 없는 마음이 밀려옵니다.

하나 둘씩 환자복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무릎으로 버튼을 누르면 물과 비누가 나오는 세면장에서

손과 팔꿈치까지 깨끗하게 씻고 가지고 간 악기도 깨끗하게 닦았습니다.

바깥 출입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20층에 마련된 교실에 들어섭니다.

오늘은 네살에서 여덟살까지의 아이들 몇 명이

호기심어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앉아있습니다.

대부분 손에 커다란 링겔 주사가 꽃혀있고

항암치료로 빠져버린 머리 때문에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당근과 브로컬리에 구멍을 뚫어 악기를 만들고

손수건으로 가린채 어떤 악기인지 맞춰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도 엄마들도 신기해서 너무 좋아합니다.

“진짜 당근이에요?”

못미더워하는 아이들 앞에서 ‘와작’ 한입 베어물으니

우와~~ 까르르르~ 오랜만에 큰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누구든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만의 소리가 있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단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속으로 외쳐주고 싶습니다.

오늘은 비록 큰 아픔으로 병원에 있지만

언젠가 더 고운마음, 더 지혜로움 가득 담고

각자의 목소리를 드높이고

각자의 보람된 길을 자유롭게 걷고 뛰며

세상 모든 생명과 함께 손잡고 어우러지는

행복과 나눔의 삶을 기원합니다.